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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소통의 달인이 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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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5-04-17 17:48 조회1,54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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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는 조직 전체의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원활한 의사소통은 조직의 건강함을 유지하고 성과를 내는 필수요소이다.”

경영학의 한 구절이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 2월 펴낸 책 ‘온몸으로 부딪쳐라’에 나오는 말이다. 이 당선자는 청계천 복원을 자주 예로 든다. “저와 서울시청 직원들은 22만명의 상인들을 4년간 4200차례 만나 설득했습니다.” 이 당선자는 선거 때 민생현장을 찾아가 시민들과 담소하는 미국식 ‘타운미팅’도 11차례 선보였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이 당선자는 의사소통 능력에서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조선일보 대선자문교수단인 ‘정책과 리더십 포럼’이 지난달 말 이 당선자와 정동영,이회창 후보 3인의 리더십을 평가한 결과 이 당선자는 국정 운영 능력, 정치력, 비전에서는 1위를 차지했지만 의사소통 분야는 꼴찌였다. 박근혜 전 대표와의 경선 토론회나 본선 TV 토론도 지지율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측근들은 이런 세평(世評)이 억울한 모양이다. “이 당선자는 1분 안에, 3분 안에 뭘 정리해서 말하는 데는 익숙지 못하지만 대중과 마음을 터놓고 얘기하거나 협상을 하는 데는 누구보다 탁월하다”고 말한다. 이 당선자도 지난 9월 “저의 경우 민주적 절차를 밟고 의사소통하는 과정은 봐주지 않고 결정된 사항을 추진하는 것을 보고 너무 불도저식이라고 말한다”고 불평했다.

이젠 모두 지난 일이다. 대기업 CEO와 서울시장, 대선 후보 때를 왈가왈부할 필요는 없다. ‘대통령의 의사소통’을 준비하면 된다. 우선 참고해야 할 사람이 ‘커뮤니케이션의 달인(great communicator)’으로 불린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 아닐까. 레이건이 라디오 아나운서 출신이라서, 영화배우 출신이라서 그러려니 하면 오산이다.

첫째, 레이건은 격조 높은 말을 쓰기 위해 애썼다. 100여 장의 조그만 카드를 들고 다녔는데 거기엔 300여 개가 넘는 명문(名文)들이 촘촘히 적혀 있었다. 링컨, 루스벨트, 아리스토텔레스, 공자, 레닌까지 동서고금을 가리지 않았다.

둘째, 연습벌레였다. 1986년 1월 우주왕복선 챌린저호 공중 폭발로 7명이 죽었을 때였다. 그의 연설은 담담했지만 전국민을 울렸다. 누군가 그 비결을 묻자 그가 말했다. “첫 번째 연습 때는 감정을 참기 어려웠지. 두 번, 세 번 (연습을) 거듭하면서 있는 그대로의 마음을 나타낼 수 있었다네.”


특히, 중요한 정상회담을 위해선 리허설을 반복했다. 1985년 11월 고르바초프와 첫 미·소 정상회담을 갖기 전날 밤 레이건은 잠자리에 들기 전 일기를 썼다. “주님, 이제 저의 준비가 완벽하도록 해주십시오.” 과외공부를 몇 달씩 하고, 고르바초프로 분장한 보좌관과 수차례 모의회담을 한 뒤였다.


셋째, 부지런했다. 재임 8년 동안 9000여 통의 편지를 썼다. 1981년 취임 한 달도 안돼 경제개혁안을 통과시킬 때 민주당이 다수당인 하원을 설득하기 위해 의원들을 467번 만나거나 통화했다.


넷째, 빈말을 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입 밖에 내는 말을 하나님이 듣고 계신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다”고 측근들은 말했다. 세제 개혁을 추진하는 그와 자주 부딪쳤던 민주당 하원 세출입위원장 로텐코프스키는 “레이건이 한번 말한 것은 틀림없다. 발을 쭉 뻗고 잠을 자도 좋다”고 했을 정도다.


대선이 끝난 다음날인 지난 20일 중도 좌파 성향 시민단체 모임에서 한상진 서울대 교수는 “노무현정부가 참패하게 된 결정적인 원인은 의사소통에서 완전히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5년 뒤 우파 세력은 이 당선자에게 어떤 평가를 내릴 것인가.


글: 주용중/정치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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